미래지향적 인간

사회가 제시하는 삶의 트랙은 개인의 가능성을 좁히는가?

아무것도 되지 않는 인간

인생의 어느 지점을 지나고부터는 더이상 과거와 같이 앞날의 무한한 가능성에 흥분하는 일이 적어졌다. 종종 평범한 삶의 트랙을 벗어나 보기도 하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자신을 발견한다. 가능성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트랙은 우리가 선택 할 수 있는 삶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듯 보인다. 때가 되면 취직을 하고 때가 승진을 꿈꾸고, 안정된 가정을 꾸린다는식의 정해진 길은 훨씬 다양한 선택지들이 제공하는 설레임에 비해 아쉬운듯 하다.

헌데 사회가 제시하는 트랙을 벗어나 이룰 수 있는 것은 또 얼마나 제약적인가. 모든걸 스스로 고민하고 제약에 맞서고 설득하는 길은 얼마나 고된 여정인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보수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는 건 전혀 놀랍지 않다.

이런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트랙을 밟으면서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을 좁히지 않는 것은 가능한가? 혹은 반대로,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이상을 산다는 것은 가능성을 좁히지 않는 삶인 것일까?

요즘의 우리 세대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을 꿈꾼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 우리 앞에 많은 선택지들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선택지 앞에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하는 우리들이 있다. 때론 불확실한 미래를 이유로, 때론 포용을 이야기하며 아무것도 되지않기로 선택한다. 멀티포텐셜라이트라는 이름으로도 포장해 보지만 사실 우리는 가능성 그 자체를 놓고 싶지 않다.

그런데 정말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가능성을 좁히는 것일까? 혹시 한 번 선택한 것을 놓지 않는 것이 가능성을 좁힌 것은 아니었을까? 선택한 것들, 시간을 들여온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언제든 포기 할 자세가 있다면 그것은 여전히 다른 선택지들이 내게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온건한 사회변화를 추구했던 알란스키는 시민운동을 조직하는 전문가였다. 일찍이 공산주의자들이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변질되어지고 고착되는 모습을 보았던 그는 어느 곳에도 오랬동안 몸담기를 거부했다. 그가 직접 꾸리고 일으킨 조직이 어느정도 궤도에 이르면 스스로 그 단체를 떠났다. 스스로 고인물이 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이었고, 그가 무엇도 되지 않기로 결심하므로서 또 다른 가능성의 선택지를 품는 선택이기도 했다.

희망은 오늘이 아닌 미래에 있다. 우리는 오로지 현재가 완벽할 때보다는 미래가 완벽하다는 희망에 빠져들 수 있을 때에 진정 행복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단순히 오늘을 살라는 말은 부족하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찬 오늘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오늘도 있을 수 없다.

삶에 뿌리를 내리면서 우리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쩌면 삶의 중심을 내가 아닌 타인에게 옳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지 모른다. 나라는 개체는 유한하지만 우리의 후손들, 그리고 인류를 넘어 생명의 역사는 계속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토록 가능성에 집착했던 이유는 우리의 유한한 삶에 있다. 대개는 그 모든 가능성들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 뿌리까지 들여다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 뿌리를 이해하고 나면 우리는 타인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생각의 중심이 나 자신에서 타인에게로 옮겨 갈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삶의 역사를 예찬해야 한다. 가능성에 대한 예찬만큼 그 가능성들이 대체해온 우리의 삶의 역사에 관심주어야 한다. 가능성을 기꺼이 선택과 맞바꿀 용기를 가져야 한다.

2018.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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