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Strange

정말 오랜만에 플레이한 PC게임이다. 나는 게임을 정말 좋아하지만 거의 하지 않는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때문이다. 과거에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에 쏟던 시절도 있었지만, 내가 더이상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이제는 내 삶에서 게임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게임에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데, 정작 영화 한편에 쏟는 2시간은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영화는 무엇이 다르기에 거리낌 없이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일까.

요즘 많은 게임들이 영화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영화와 같은 씬을 보고 감탄하고 감동을 받는데 이런 감동이 유난히 이 게임 Life Is Strange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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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Strange는 게임에 영화적 요소를 결합한 것이 아니라 영화에 게임적 요소를 적절히 믹스한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영화와 같은 큰 스토리리를 따라 가고 있지만 플레이어의 선택이 스토리라인을 바꾼다는 게임적 요소로 영화에 게임을 훌륭하게 섞어내고 있다. 이는 기존의 영화스러운 게임들이 전체적으로 게임의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장면이 넘어가는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영화적 요소를 쓰는것과 차이를 준다.

이러한 점은 이 게임이 온전히 스토리 전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과 잘 맞아 떨어진다. 그리고 영화가 보통의 게임에 비해 중점을 두고 있는 메세지 전달이라는 부분에서 특히 효과를 발휘한다.

훌륭한 스토리에는 어떠한 메세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메세지로부터 우리는 무언가 영감을 얻고 우리 삶에 어떠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화는 끝났지만 그 메세지는 여전히 우리 삶에 살아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일에 쏟는 2시간은 아깝지 않다. Life Is Strange는 이런 스토리 텔링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Life Is Strange는 이제 막 어른이 되는 성장기 소녀의 내면의 목소리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스쳐가는 대사 한마디나 작은 이벤트들을 하나 하나 잘 살펴보면 거기서 환경 문제에 관한 화두와 인생에 대한 질문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메세지들이 결코 이 게임을 가볍게 보고 넘길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게임의 스토리에 적절히 어우러지는 배경음악들은 자연히 누구나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추억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세피아 풍의 게임 그래픽, 조용히 흐르는 음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속에 플레이어는 자연히 취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게임들을 더 많이 하고 싶다. 단순히 순간의 즐거움을 넘어서서 한 사람의 삶을 더 의미 있는 방향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면 좋겠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재미이지만 사람은 단순히 재미만을 쫓지 않는다. 재미 속에 배울 것이 있고, 무언가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또 그 의미로부터 개인의 성장이 이뤄질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지속적이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한 문화가 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근래에 게임에 대한 안좋은 사회적 인식이 팽배해 있지만 이러한 류의 게임들이 더 많이 나와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누구라도 쉽게 즐길 수 있는게 게임이 된다면 나중에는 게임의 입지가 지금의 영화와 같은 입지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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