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혜라고 했다. 떨리는 맘으로 들어선 그곳에서 이름표를 붙이고 있는 그 아이를 한 눈에 포착한다. 내가 다가가자 부끄러운듯 빙글 도망가더니 이내 손을 내어준다.
하루종일 다혜에게 시달린다. 아이는 보는 사람마다 말을 걸고 툭 치고 시비를 건다. 그런 아이가 혹여 내게서 떨어져 잘못될세라 나는 붙잡은 손을 놓아줄 줄 모르지만 그럴수록 다혜는 더 달아났다. 결국 다혜가 나를 손으로 밀쳐내자 나도 그제야 놓고 적당한 거리에서 은근히 지켜본다. 지켜보는 내 마음은 서운함과, 질투와, 분노와, 걱정과, 자책이 곂쳐진다. 하지만 다혜가 다시 돌아와 손을 잡아주었을때 내 마음은 눈 녹듯 한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지치지 않고 웃는 아이를 바라보며 나도 미소를 짓는다. 우리 곧 헤어지는 구나 라고.
나는 어쩌면 나이를 먹어가는게 아니라 잃어가는 것이었다. 그 눈부신 나를 덜고 덜어서 어둠으로 사라질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