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음

이상하다
이상하게도 전화기가 말이 없다

나는 책을 읽어도 귀는 전화기에 붙어있고
잠을 자다가도 꿈에서 전화 소리에 깨고
눈을 뜨면 전화기를 제일 먼저 더듬 거린다

방해금지모드인가 싶어 괜히 전화기를 뒤척이다
찾아오는 허탈함에 뒹굴거리고
잠시후 분노, 너의 이기심에 대한 반발

이런 상황이 정말 너에게 아무렇지 않다면 너와 나는
이 생에서 좁힐 수 없는 거리에 있는게 분명하다고
다시는 기다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그때 울리는 진동소리
나의 마음은 눈녹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