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제현주

난 처음에 내가 특별한줄 알았다. 어딘가 쉽게 정착하지 못하고 뿌리에 대한 혐오를 가지는 나를 보면서 나만의 문제이자 나만의 특별함이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순간 내 주변에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점점 더 나타났다. 그리고 이는 더 이상 나만의 특별함이 아니었다. 이것은 우리의 시대상이었다. 세상은 점점 모든 방면에서 불안정성을 향해 더 빠른 속도로 내달렸고 그 빠른 속도를 거슬러 많은 사람들이 뿌리내려 저지하는게 대개의 현상이었지만 이런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모양은 점점 더 뚜렸해졌고 사람들의 뿌리들은 이 변화를 저지하기 점점 어려워졌다.

그리고 이제 그런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다. 뿌리내리지 못하는 내게서 불안함을 발견하기 보다는 불안정한 흐름에 몸을 내어 맏기는 내 길의 확신 말이다. 나는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거대한 흐름을 따르는 대세의 선두에 선 사람이라는 확신에서 오는 안정감 같은 것을 말이다.

계속 읽기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제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