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분-파울로코엘료] 사랑과 소유

파울로 코엘료의 이번 작품은 조금 달랐다.
성과 매춘이라는 주제에서 시작하여 사랑과 인생까지
지극히도 현실적인 배경에서 출발하여 그 나름의 철학을 반영하며 마무리 짖고 있는 작품이다.

책은 마리아라는 브라질의 어느 평범한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들, 그런 그녀가 매춘에 빠지는 과정, 그곳에서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고뇌, 그리고 나타난 한 남자.

처음엔 다소 흥미 위주의 내용들로 책을 시작하지만, 책장이 넘어갈 수록 그의 다른 작품들 처럼 많은 교훈들과 철학들이 짙게 베어난다.
그 화두의 범위는 단순히 사랑으로 시작해 우리 인생의 전반에 걸친 삶의 이유까지 넘본다.

책에서 전하는 많은 이야기 중에서 시종일관 내 모든 관심을 빼앗았던 주제는 소유에 관한 내용 이었다.
사랑과 소유.

그래,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사랑으로 부터 고통받는 많은 부분들이 소유에서 온다는 것을.
소유는 구속하여 내것으로 만들고 그 대상이 가졌던 본래의 빛깔을 점점 잃게 만든다.

마리아 역시 생각한다.
소유가 모든 문제의 근본이라고, 사실 애초에 소유는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소유했다는 착각에서 문제는 출발한다고.
그래서 그녀는 진정한 사랑은 소유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랬다. 나 역시 그 모든 이야기들에 공감했다. 소유해선 안된다는 것.
애인이나 부부라는 관계 역시 소유의 한 모습이었고, 그것은 이 사람은 내 몫으로 선택했으니 다른 누가 함부로 접근할 수 없도록 울타리를 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야 편하니까. 아무런 울타리 없이 이 사람을 내 곁에 두려면 너무도 많은 노력이 꾸준히 필요할테니까.
그래서 인간이 합의 하에 만들어낸 관습이라고.

하지만 거기에서 부터 나의 고민도 출발했다.
그럼 진정한 사랑이란건 결혼과 같은 관계의 정립을 허락하지 않는단 말인가?
그저 마음과 마음이 맞을때 그걸 나누면 충분할 뿐이란 건가?
그렇다면 그 끝은 무엇일까?

마리아는 그녀가 매춘을 시작할때 결심했던대로 1년이라는 시간이 다 지나면 고향으로 돌아가겠노라 다짐한다.
그러고 나면 그와의 사랑은 소유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나누었던 진정한 사랑으로 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유의 고통이 없는 사랑. 언젠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으레 그렇듯 열정이 사그라들고 관계의 껍데기만 남게되는 그런 고통이 없는 사랑 말이다.

그녀의 행동들, 그녀가 내새운 타당한 근거들, 그것들이 그녀의 행동을 내게도 합리화 시켰지만 어딘가 껄끄러운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럴 수 밖에 없는게 인생인가? 라며..

마침내 시간이 흘러 마리아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녀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지 않는다.
사랑의 자유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데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헌데 마지막 순간.
그가 그녀를 붙잡는다. 이미 그전에도 그는 붙잡았었지만 마리아는 이내 뿌리쳤었다.
그런 그녀를 그가 다시 붙잡는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그녀가 세웠던 꿈과 계획을 뒤로 한 채 그를 따라 나서며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그녀의 마지막 행동은 그녀가 그 동안 내세운 논리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계획대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꿈들을 이루어야 했다.
그를 따라 나서는 순간 자신의 미래는 그에 의해 변화되는 거고 그에게 소유된다고 말 할 수 있었다.

나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그녀는 더 이상 머리로 행동하길 포기했던 거다.
사실 그게 더 인간 다웠다.
그게 미래에 어떠한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
현재의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 것.
이게 책에서 내게 말하고 있는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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