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아이

너는 그대로 가능성이어라
아직 네겐 어떤 이름도 붙어있지 않지만
네가 걸으면 걸은 곳이 너의 이름이 되는

너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길이어라
네가 걸으면 걸은 곳이 길이 되고
그 길은 너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니

나는 너의 그런 이름 없음이 좋아라
이름없는 너의 손을 잡고 함께 걸으면
나는 네 걸음의 증인이 되고
너의 역사에 함께 하니

인생은
그 수 많던 가능성들이 추억되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는 일
나는 너의 그 책에 함께 쓰이고 싶어라

슈뢰딩거의 물고기

나는 어장속 한 마리 물고기
근데 그 어장이 하나가 아니네
이 어장에도 내가 있고
저 어장에도 내가 있네
내 몸은 하나인데 어떻게

양자역학으로 설명해보면
나는 여기 이 어장에 있을 수도 있고
저기 저 어장에 있을 수도 있고
낚여보기 전엔 모르네
어느 어장인지 모르네

슈뢰딩거의 물고기

개울

아직은 미약하지만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지만
결국엔 강으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리라는 믿음으로
흐르고 흐르는

개울

방랑자

쏟아지는 별 속에
청년은 자기 별을 찾아 헤메이고

떠나온 고향의 향을 맡아보지만
그 향은 쓰리다

그 곳 타지에서 그에게 익숙한건
하늘의 별과 물위에 빛나는 달빛 뿐

제길을 찾겠노라 나선 낮설은 길위엔
또 다른 낮선 선택지들만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