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두부

 

별다른 맛도 없이 밋밋하고
한 입에 아무 저항없이 으깨지고
나 여기 없다는 듯 네모 반듯한
두부

너무 연약해
간장 좀 줄래
김치랑 궁합이좋아
너무 밋밋해서 누구와도 좋은
두부

그런데 그거 아니
두부는
아무 곁들임 없이
한 입 넣고
가만히 가만히
입을 오물거리면
그때가 가장 맛있다는 거

온 세상 짠맛 단맛 쓴맛으로 가득할 때
그래서 이제 그만 쉬고 싶을 때
생 두부를 입에 넣고 기다리면
입안 가득 고소함이 스며들거야
언제나 곁에 있었지만
비로소 발견하는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