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 문체. 책 전반에 걸쳐 무거움이 자리해 있지만 덤덤히 풀어내는. 그럼에도 계속하겠다며 의지를 피력하는 책. 사실은 작가 본인도 계속해야할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찾을때 까지 계속하려는 의지 그 자체를 보여주는 걸까.
책에서 다루는 주제 중 크게 두 가지가 인상적이다.
관성, 아무런 질문 없이 흘러가는 대로 흘러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지적.
자기 중심성, 자신에게 없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자기 중심성. 대표적인 예가 동성애에 대한 사람들의 거북한 반응
이 책은 온통 삶의 고통들을 늘어놓고는 그래도 계속 해보겠습니다,하며 마무리 짓는다. 근거는 주지 않는다. 그저 그게 작가의 ‘자세’일 뿐이다.
무언가 대단함을 삶에서 이룩한 사람들은 그 안에 깊은 회의감과 고독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게 우리 인간이 긍국적으로 길들이고 다루어야 할 힘인지도 모르겠다.
책속에서
(남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때)
사람은 그렇게 괴물이 되는거야. 잊지마 – 142
알에서 갓 깨어나 무언가를 목격한 새끼오리처럼 무작정 따라다니는 것. 각인. 그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기가 생각한 나나가 나기를 좋아하는 이유) – 191
#많은 연애들이 이렇지 않을까. 상대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열어주었을때 우리는 그 세계의 매력은 그의 매력이 되어버리지.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세상에 없는 것으로 만들지는 말아줘 – 187
#왜 동성애였을까. 바로 이 말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것이 동성애 아니었을까. 우리는 동성애를 이해하지 못한다. 바로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어른과 아이의 큰 차이점은 아이는 있는 것을 그대로 인식하려고 하지만 어른은 자기가 아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어떻게든 투영해서 이해하려고 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