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일기]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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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앞 카페, Coffee Promise. 매일 출퇴근 길 이 작은 카페 앞을 지나치면서 흐뭇한 기분을 받곤 한다. 간판에는 커피 잔에 매달린 고양이가 오르락 내리락하고, 전면 유리 속 TV엔 노래와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유행에도 참 민감해서 버스커버스커가 떴을 땐 벗꽃 엔딩이 겨울왕국이 떴을땐 Let it go가 흘러나오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곤 했다. 그리고 그 위에 흐르는 전광판엔 신메뉴 홍보나 이따금 수정아 사랑해 따위가 흐르고 카페 앞엔 아기자기한 인형들이 한 뭉치 놓여있다. 내 입꼬리를 히죽 당기는 저 귀여운 리락쿠마의 하얀 배때기, 그 옆에서 겨울 냄새 풍기며 서있는 산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기에 라바가 있었다는건 안비밀.) 이렇게 정성이 곧곧에서 묻어나는 이 카페가 온몸으로 뿜어주는 단어는 단 하나.

낭만.

이쯤 되면 카페 주인이 어떤 사람일지, 어떻게 생긴 분일지 궁금해지지 않나. 흥미로운건 아침나절 내가 출근하며 발견하는 사람은 머리를 빡빡 밀은 작고 빼빼마른 아저씨다. 낭만같은건 이미 카페에 다 꺼내어버려 자신에겐 남은게 없다는 듯 홀쭉한 아저씨. 그렇지만 몇 년째 그 자리에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잊혀진 낭만을 꺼내주는 이 카페 완전 소중하지 아니한가. 언젠가 저 아저씨를 인터뷰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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