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키워온 자그마한 화분이 하나 있다. 늘 곁에 있지만 물주는 것을 자주 깜박할 만큼 내겐 익숙해져버린 화분이다. 추위에 약한 식물인데도 추위가 한참 찾아온 며칠 전에야 나는 방에 들였다.
가위를 들고 화분을 다듬어 준다. 이미 죽어 비틀어진 이파리는 떼어버리고, 너무 긴 줄기는 잘라서 축 쳐지지 않게 한다. 그 동안 지나온 시간만큼 줄기는 무성히 자라왔고 그때마다 화분크기에 적당하게 잘라주었다. 그럼 또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무성히 자라나는 줄기만큼이나 밑으로 뻗어가는 뿌리는 얼마나 자랐을까. 화분 크기는 몇 년째 그대로인데 뿌리가 너무 답답해 하고 있지 않을까. 매번 분갈이를 해줘야지 하면서 잊어버린다.
줄기를 잘랐을 때 그 끝에는 잎이 없으니 더 이상 그곳엔 물을 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 번쯤 잘려본적 있는 줄기들은 그 끝에서 남은 이파리가 있는 곳까지 갈색으로 말라있다. 엉성하게 잘려나갔던 갈색 줄기들을 보기 좋게 잘라준다. 이렇게 몸에 붙은 딱지들을 떼어버리면 좀 시원할까. 오랜만에 주는 관심 만큼이나 오랜만에 식물의 이름을 불러본다.
네마탄, 안녕?
#관찰일기는어떻게쓰는건지 #식물관찰은이제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