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라는 스마트폰 앱이 있다. 익명으로 서로 하고 싶은 말을 쓰는 공간이다. 단 조건이 하나 있다. 내가 말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글에 덧글을 달고 공감을 받아야만 내 글을 올릴 수 있다. 내 글에 쌓이는 공감과 덧글만으로는 다른 글을 더 쓸 수 없다. 이미 그 자체로 보상을 받았기 때문일거다.
그곳에는 연애이야기, 일이야기 혹은 앞날에 대한 고민과 같이 쉽게 어디에 털어놓기 힘든 이야기들이 올라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함께 공감하고 감동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한다. 어딘가 분홍천과도 닮은 구석이 있는 이 앱은 내가 언젠가 개발자로서 만들어보고 싶은 무언가의 좋은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