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키보드를 샀다.
손목이 아프기도 하고, 그 동안 쓰던 키보드도 너무 낡고 해서 갑작스레 별 고민없이 질렀다.
사실 키보드도 공부하면 이거저거 종류가 많지만 그냥 다 귀찮고 키보드 좀 안다하는 친구한테 물어 괜찮은 놈으로 샀다.
값이 좀 나가지만 작년부터 손목이 아프기 시작한 이후론 키보드 마우스에는 돈아끼지 않기로 한거다.
이 친구는 벌써 나와 5년 이상 함께한 놈이다. 처음 내게 기계식 키보드의 손맛도 알려주고 오랜시간 별 말썽도 없었다.
자.. 이제 5년만에 처음으로… 목욕을 시켜주자.
다행히 새 키보드를 사면서 키캡 리무버가 딸려왔다. 덕분에 쉽게 쉽게 뽑힌다.
그리고…
아아… (혐짤 죄송..)
벌레가 안나오는게 다행이다.
키캡은 세제에 담가 휙휙 저어 주고
키보드는 열심히 붓으로 털고 진공 청소기로 빨아 보았으나
잘 안닦여서 이쯤에서 포기.
다시 키를 하나씩 끼우는데..
어.. 어라..
괄호키가 여기었나..?
쉬.. 쉼표는..?
당연히 외우고 있다고 생각한 키배열이 헤깔려서 결국 몇 번을 이리저리 끼워 본다.
그렇게 새롭게 탄생!
헌데 이렇게 깔끔하게 하고 나니.. 괜히 키보드를 새로 산 것일까..
아직 이 녀석도 쓸만 한데..
원래 주변사람에게 그냥 주려했지만 왠지 아까워진다. 허허..
사실 내가 쉽게 쉽게 새로운 물건을 지르고는 하지만…
그때마다 죄책감이 드는 건 피할 수가 없다. 쓸모없이 낭비하게 되는 것도 그렇고, 쉽게 쉽게 바꾸다보니 물건들에 크게 정을 붙이지 않게 되는 것도 문제다.
모든 것들이 실증나면 쉽게 새것으로 바꿀 수 있는 이 세상은 과연 바람직 할까?